[전통의 재발견] 정조의 꿈, 화성행궁에 되살아나다: 무예24기 상설공연의 기상 | CUL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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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의 재발견] 정조의 꿈, 화성행궁에 되살아나다: 무예24기 상설공연의 기상

AUTHOR: NETCITY_ADMIN DATE: 2026.02.22 07:34

- 실학정신으로 빚어낸 최강의 무예, 230여 년을 넘어 시민 곁으로 - "무공(武功)의 답을 찾는 여정"... 역사적 가치를 넘어 예술로 승화된 몸짓

[수원=박지민 기자] 매일 오전 11시, 수원 화성행궁 신풍루 앞은 웅장한 북소리와 함께 긴장감이 감돈다. 정조 대왕의 호위 부대였던 '장용영' 군사들이 연마했던 조선 최고의 무예, **'무예24기'**가 21세기 관객들 앞에서 화려하게 부활하는 순간이다.

부국강병의 실학정신, 『무예도보통지』에 담기다

무예24기는 단순한 군사 훈련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1790년, 정조의 명을 받은 당대 최고의 실학자 이덕무와 박제가, 그리고 '검선'이라 불린 무예의 달인 백동수는 조선과 중국, 일본의 우수한 무예를 집대성한 『무예도보통지』를 편찬했다.

이 교범은 외세의 침략에 맞서 나라를 스스로 지키겠다는 '부국강병'의 실학정신이 응축된 결과물이다. 조선 전래의 기술에 동양 3국의 정수를 적극 수용하여 완성된 24가지 기예는, 당시 화성에 주둔했던 최정예 부대 장용영 외영 군사들의 필습 과목이었다. 230여 년이 흐른 지금, 이 무형의 문화유산은 수원 화성을 상징하는 최고의 예술적·체육적 가치로 인정받고 있다.

무예와 무공 사이, "답을 찾는 미래의 무인들"

무예24기의 동작 하나하나에는 절도와 기상이 서려 있다. 현장의 무예 전문가들은 현재 우리가 시연하는 이 '무예'가 훗날 더 높은 차원의 '무공(武功)'으로 진화할 가능성을 내다본다. 흔히 전설 속 이야기로 치부되는 '무공술'이 실제 존재하며, 우리가 아직 이를 실현하지 못하는 이유는 단지 그 원리와 답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흥미로운 시각도 존재한다.

먼 훗날, 동양의 신비로운 기(氣) 운영법과 결합된 무공술의 영역을 인간이 정복하게 된다면, 그 뿌리는 반드시 『무예도보통지』와 같은 철저한 기록과 훈련의 역사에서 시작될 것이다. 무예24기 시연은 단순히 과거를 재현하는 것을 넘어, 인간 신체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미래적 탐구의 연장선에 있다.

시민과 함께하는 활달한 기상, 화성행궁 상설공연

화성행궁 복원과 함께 상설화된 이 공연은 이제 수원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에게 빼놓을 수 없는 필수 코스가 되었다. 공연은 매주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오전 11시부터 약 30분간 신풍루 앞에서 펼쳐진다. 3월부터 12월까지 이어지는 이 공연은 누구나 무료로 즐길 수 있어 우리 민족 특유의 건강한 몸짓과 활달한 기상을 가깝게 느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진검으로 대나무와 짚단을 단숨에 베어 넘길 때마다 관객석에서는 탄성이 터져 나온다. 단순한 퍼포먼스를 넘어, 정조가 꿈꿨던 강한 나라의 기틀을 눈앞에서 확인하는 역사적 체험의 장이다.

결론: 과거의 기록이 미래의 길이 되다

기록이 없으면 역사도 없다. 이덕무와 백동수가 남긴 정교한 기록 덕분에 우리는 오늘날 장용영 군사들의 숨결을 느낄 수 있다. 무예24기는 과거의 유물에 머물지 않고, 현대인들에게 강인한 정신력을 전수하며 미래 무공의 영역을 꿈꾸게 하는 징검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

수원 화성행궁의 돌담길을 따라 걷다 마주치는 무인들의 기합 소리는,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묻는다. 우리는 과연 우리 시대의 나라를 지키고 스스로를 단련할 '무예의 답'을 찾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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